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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렇게 발걸음이 가벼웠던 게 기적. 정말로 충동적인 맘으로 10시 10분쯤에 271을 타고 광폰지에서 10시 40분에 시작하는 이 영화를 보려고 시도하는 일을 저질렀다. 다행히 10시 43분쯤 아슬아슬 도착해 제목이 뜨기 전에 자리에 앉을 수 있었지롱. 훈훈함과 약간의 씁쓸함을 안고 다시 광폰지를 나올 때는 어느 새 내 발걸음은 매우 가벼워져있었다. 광화문을 날아다닐 것 같은 기분. 괜히 실실 쪼갰다. 분명 훈훈하기만한 영화는 아닌데 그냥 그 흘러감이 좋았다. 가족보다 세계를 선택한 형이 터널 위에서 그 세계를 떠올리는 장면이 너무 좋았다. 옷 위에 앉은 화산재, 바람에 흔들리던 코스모스, 할아버지가 만들어준 어른의 맛 가부칸. 그렇게 고대하던 신칸센 조우 현장에서 결국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그 수많은 순간을 떠올리던 대장 형의 마음이 어.. 더보기
도서관에 갔다. 서강도서관에서 책 2권을 빌렸다. 음식에 관한 책들이다. 요리법보다는 음식에 얽힌 이야기에 관련된 책이다. 난 어릴 때부터 인문사회 책은 좋아하지 않았다. 실용서는 무시했다. 자기계발서는 너무 천박했으며 과학책에는 흥미가 없었다. 인문학 책을 좋아하지 않는 나는 내가 책을 싫어하는 줄 알았고 지금도 스스로 책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책과 TV가 있으면 난 응당 TV 리모콘을 든다. 책과는 하루종일 있지 못하지만 TV와는 하루종일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실용서를 뒤적이고 여행기를 읽고, 장르를 구분할 수 없는 책을 읽다보면 왠지 행복해진다. 난 책을 좋아하는 사람인지도 모른다. 책 냄새를 좋아하고 책 제목을 좋아하고 도서관을 좋아한다. 단지 흔히 책을 좋아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책을.. 더보기
시골집 고쳐살기 벌써 일주일이 지나갔네요! 내일이 바로 닥공모임날ㅎㅎ 구실 못하는 훈장은 그냥 요번 부분 읽으며 재미났던 문장을 몇 개 적어보려합니다.역시나 읽으면서도 쉽게 이해되지않고 실사가 잘 안떠올라 어안이 벙벙한 독서였습니다만 잼난 문장들이 눈에 밟히네용, 뒷간에 갑자기 정이 생기고야 말았습니다, 그리고 왕겨에 대한 존경심도ㅎㅎ 1. 자고로 방에 붙은 방문은 낮고 작아야 한다. 머리를 약간 숙이고 들어가야 할 정도로 낮아야한다는데 요즘의 도어는 뻣뻣하게 서서 드나들게 되어있다......문이작아야 머리를 숙이고 마음을 여미면서 방 안에 고요히 쉬러 들어가는 자세가 될 텐데...163쪽 2. 한 절기가 가는 것을 온몸으로 자각하는 과정이 문종이를 바르는 일이다. 문풍지도 달고, 문설주와 창호 사이의 틈새도 때워 붙이.. 더보기
감동을 적지 않으면 안 되겠다. 포푸라 안녕 : 작년 겨울에 교토에 갔을 때의 이야기다. 서먹서먹한 채로 게스트 하우스의 일본 젊은이들과 라이브클럽에 가는데 한 젊은이가 나에게 물었었다. 일본어를 어떻게 배웠냐고. 배운 수준의 일어가 아니라는 것은 그들도 알 터인데...외국인인 나와 말이 통하니 신기했나보다. 영화를 보고. 라고 짧게 대답했다. 무슨 영화를 좋아하니. 물었다. 카모메 식당을 좋아한다. 답했다. 아, 나도 좋아한다. 안경도 좋다. 답했다. 그렇게 짧디짧은 대화가 이어지다 젊은이가 영화를 소개해주었다. 마쟈오-타? 마쟈보-타? 가뜩이나 자전거를 타고 가는데에다가 난생 처음 듣는 일본어 발음이라 대체 저 젊은이들이 무슨 말을 하는겐가 싶었다. 몇 번을 되물어 마쟈보오타? 라고 따라 발음했더니 그게 맞다고 했다. 그 대화가 처..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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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누방울과 졸업 2011년 6월 4학년 2학기 마지막 시험, 그리고 비누방울 더보기
종강 2011년 6월 4학년 2학기 마지막 시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