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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집 고쳐살기


벌써 일주일이 지나갔네요! 내일이 바로 닥공모임날ㅎㅎ 구실 못하는 훈장은 그냥 요번 부분 읽으며 재미났던 문장을 몇 개 적어보려합니다.역시나 읽으면서도 쉽게 이해되지않고 실사가 잘 안떠올라 어안이 벙벙한 독서였습니다만 잼난 문장들이 눈에 밟히네용, 뒷간에 갑자기 정이 생기고야 말았습니다, 그리고 왕겨에 대한 존경심도ㅎㅎ

1. 자고로 방에 붙은 방문은 낮고 작아야 한다. 머리를 약간 숙이고 들어가야 할 정도로 낮아야한다는데 요즘의 도어는 뻣뻣하게 서서 드나들게 되어있다......문이작아야 머리를 숙이고 마음을 여미면서 방 안에 고요히 쉬러 들어가는 자세가 될 텐데...163쪽

2. 한 절기가 가는 것을 온몸으로 자각하는 과정이 문종이를 바르는 일이다. 문풍지도 달고, 문설주와 창호 사이의 틈새도 때워 붙이며 겨울맞이를 하는 삶, 얼마나 건강한 삶인가?164쪽 (근데 저희집은 작년 겨울에 산 문풍지를 아직도 모셔만 두고 괜히 우풍있는 집을 탓하고 있습니다...근데 이마저도 눈에 밟혀하는 이는 저밖에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 몸이 마음만큼만 부지런하면 얼마나 좋을까요)

3. 169쪽 전체! (저도 위대한 왕겨님들의 품안에 토실토실한 먹거리들을 저장해보고 싶어요ㅜ)

4. 흔히 어른들이 하는 얘기로 '사람훈짐'이 없어서 그렇다. 사람이 산다는 것 자체가 집을 지키는 것이다. 175쪽 (사람훈짐이 펄펄 나는 집이었음 좋겠네요ㅎ)

5. 같은페이지, 완전히 허물어진 돌담을 밟고 사람이 다니다 보니 무너진 돌담이 땅바닥에 깔려 길처럼 되어버렸다 ( 뭔가 멋지네요)

6. 뿌직뿌직 똥 잘 싸게 해줍소서
깨갱깨갱 깽깨개앵
처먹는 데만 열중하지 말고 잘 싸는 게 잘 사는 것 아니것소
깽깽깨갱깽개깽
이집주인 먹는 대로 펑펑 똥 잘 나오게 하소서
191쪽( 이런 제의를 꼭 해야겠어요 그럼 뒷간에서도 떨지않고 시원하게 변과 조우할 수 있을 것 같아용, 주인네들 똥꼬에 낀 모든 잡념들을 뻥 뚫어주시옵소서 ㅎ 합정집에서도 한번 해야할 판)

7.똥과 오줌은 처음부터 분리되어 각각의 장소로 들어가 행복한 삶을 시작한다. 똥은 본성에 맞게 호기성 박테리아가 활동하기 좋은 쌀겨 똥통에 들어가고 오줌역시 본성대로 혐기성 박테리아가 활동하기 좋은 밀봉 오줌통 속으로 들어간다. 아마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똥오줌일 것이다 195쪽

8. 뒷간에도 스피커 한 채널을 빼내서 설치할 생각이다.(옳소이다!!) 198쪽

9. 어머님 뒷간이 어떻게 진화해갈지 벌써부터 기다가 크다 210 쪽

10. 시골집은 이처럼 생활용품과 삶의 순환으로 장식된다. 219 쪽

여기까지입니당
읽다보니 작가님의 생활철학?에 은근 빠져든게 되네요, 그럼자세한 얘기는 내일 만나서! 언니들도 잼난 문장 줄 친 문장 있으시면 들고와 주셔요그럼 좋은밤!

ㅡ훈장류지 씀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