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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음껏 미워하고 싶다. 일말의 의심도, 죄책감도 없이 있는 힘껏 내가 할 수 있는 끝까지 미워해보고 싶다. 마음이라면 할 수 있지 않겠는가. 생각이라면 할 수 있지 않겠는가. 그렇게 미워해보고 싶다. 탓하고 미워하고 싫어하고. 타인을 미워하며 어떻게 행복할 수 있겠냐고 묻겠는가. 너가 미워하듯이 다른 이도 너를 그렇게 미워한다면 어떻겠냐고 묻겠는가. 그래도 상관없다. 내 행복따윈 너에 대한 미움 앞에 아무것도 아니다. 나를 마음껏 미워하라. 그렇다면 난 더 한 없이 일말의 의심없이 세상을, 너를 미워할 수 있으리라. 더보기
지난 밤은 혼란스러웠다. 어느 새 너는 낯뜨거운 말을 늘어놓는구나. 그렇게 살고 있었구나. 더욱 멀어지고 있구나. 5년 이든, 10년이든 더 이상 떠올리지 않아도 되겠구나, 생각한다. 더보기
- 나는 대학에서 쫓겨났다. 아니, '두산대'서 해고됐다" [인터뷰] '퇴학' 중징계 받은 중앙대 학생 노영수 씨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10100512235751&section=03 '판타지' 속 김예슬과 '투명인간' 노영수 http://www.media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2323 더보기
반딧불. 세상이 너희를 한심하다고 이야기하더라도 우리 스스로 우리를 한심하다고 생각하지 말자. 대신 되돌려 물어보자. 누가 너희더러 한심하다고 이야기하는지. 그리고 어떤 이유와 논리로 너희를 한심하다고 하는지. 어떤 언어로 너희를 한심하다고 말하는지를 되물어 보자. 바보같이 편입하려고 기를 쓸 것이 아니라 멋있게 탈주를 꿈꾸라고 한다. 그런데 이들에게는 이 체제로부터 '탈주'할 바깥이 없다. 이들은 이미 바깥으로 내쳐진 존재들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착취당할 권리'조차 박탈당했다. 이 체제에서 시장이 정말 성공하였다면 그것은 모든 사람을 자기계발의 화신으로 만들었기 때문이 아니라 실패를 자신의 책임으로 돌릴 수 있게 하였기 때문이다. 지젝은 모두가 모든 것의 본질을 알아버렸다고 생각하는 시대에 이데올로기는 더 이.. 더보기
- 지금은 정체성이 몸에 대한 문제라고 생각해요 내 위치, 내 삶이 어디에 있는지를 뱉어내는 구조라는 거죠. (p49) 일을 하지 않으면 생각이 나오지 않아, 아무리 요령을 피워봐야 생각은 생각일 뿐이야. 생각이 중요하고 무거운 가치를 갖는 경우는 노동을 통해서만 가능해. (p80) 할 일도 없고 그림도 안 되고 할 때 앉아서 이렇게 생각하는 거지. 나중에 틀린 말이 되더라도 하나 만들어 놓고 가자는 생각으로 그냥 끼적끼적 스크래치를 남기는 거지. 고양이가 하는 것처럼. 그림이라는 것 자체도 자기 삶의 스크래치 정도라고 할까. 숨는 것엔 여러가지가 있지. 몸을 숨기는 것이 있고, 느낌을 숨기는 것이 있고, 그렇다고 너무 외골수로 빠지면 폐인이 되고, 말로만 도사가 되지. 그런 도사가 안 되려면 남의 눈치도 .. 더보기
- 네 말을 듣고 글을 써 보기로 생각했어. 본의 아니게 일에 관한, 노동에 관한 이야기다. 과연 노동은 무어이지? 난 요즘 집에 쳐박혀 있으면서 스스로 너는 잉여냐고 자문한다. 너는 아무런 사회활동도 하지 않는 히키코모리냐고 되물어. 지금도 그렇지만 난 내 스스로 그런 질문을 던질 때마다 자신이 없어진다. 가장 마음에 걸리는 건 내가 '화폐'를 버는 행위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지. 그렇담 난 일을 하지 않는 거고, 노동을 하지 않는 거고 그렇담 말 그 대로 뻔뻔한 쓸데없는 놈이 아닌가! 라며 탄식하곤 하지. 근데 그러고 나면 무언가가 억울하더라. 내가 정말 아무런 노동도 하고 있지 않나? 그렇다고 하기엔 난 무언가 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만약 화폐로 따지자면야 앞으로도 그걸 당장 하게 될지 아닐지 .. 더보기
희망청에서의 거짓말이라면 거짓말. 희망청과는 여행 중에 만났어요. 4월이었는데 전 3월부터 친구와 함께 이라는 이름으로 전국여행을 하고 있었어요. 뭐 안 궁금해 하실 수도 있지만 안녕행은 친구와 제가 졸업을 앞두고 다른 사람들은 어찌 사나... 대학 때 하던 활동을 이어서 졸업 후에도 먹고 살 수 있나... 생각하며 떠난 거창하게 졸업작품이다! 라고 명명한 여행이죠. 행복하기 위해 함께 사는 사람들. 되살리는 사람들. 지키는 사람들. 잃어버린 사람들. 만나고 목격하고 한 것 같아요. 가고 싶었던 지역 단체나 공간에 메일을 보내 찾아갔어요. 희망청을 만난 곳은 전주에서 공공작업을 하고 있는 심심이었지요. 근 한 달만에 또래를 만난거라 흥분감을 쉽게 가라앉힐 수 없었어요. 저녁도 사주시고.. 흑흑... 저희 유머도 받아주시고.. 술도 사주시.. 더보기
교토에서의 친구. 아침 -이상 캄캄한공기를마시면폐에해롭다.폐벽에끌음이앉는다.밤새도록나는몸살을앓는다.밤은참많기도하더라.실어내가기도하고실어들여오기도하고하다가잊어버리고새벽이된다.폐에도아침이켜진다.밤사이에무엇이없어졌나살펴본다.습관이도로와있다.다만내치사한책이여러장찢겼다.초췌한결론위에아침햇살이자세히적힌다.영원히그코없는밤은오지않을듯이. 나는 근래의 내 심경을 정직하게 말하려하지 않는다. 말할 수 없다. 만신창이의 나이건만 약간의 귀족 취미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만약 남 듣기 좋게 말한자면 나는 절대로 내 자신을 경멸하지 않고 그 대신 부끄럽게 생각하리라는 그러한 심리로 이동하였다고 할 수는 있다. 적어도 그것에 가까운 것만은 사실이다. 나는 마음을 조용히 또 순하게 먹어야 할 것이라고 여러 번 괴로워하는데 그렇게 괴로워하는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