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황기록 썸네일형 리스트형 기억, 의지, 기대. 맺지 못한 과거의 기억은 기대의 대상이 된다. 나는 쓸쓸해질 때면 다시 내 기억의 골목을 쏘다닌다. 골목 속 쓰레기 통 하나하나 뒤져내어, 쓸 만한 물건을 이어붙인다. 그것은 지금의 나에게 유일한 위로이자 실존이다. 그 아직 버려지지 못한 쓰레기통엔 너가 있고 기대가 있고 의지가 있다. 잠들 때마다 꿈에 그 쓰레기통만 나와 준다면 기꺼이 잠들어 주겠다라고 생각한다. 매일 눈을 감고 잠을 청할지도 모를 일이다. 더보기 아침을 기록하고 싶다. 하루에도 몇 번씩 많은 길을 오간다. 이보다 더한 나락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가 다시금 웃었다가 이내 '그래도, 그럼에도 불구하고'로 연결된다. 알 수없이 깊은 그리움에 마음이 달칵달칵 하다가, 알 길 없는 내 앞에 마음이 불안불안 하다가, 지하철에서 머리를 콩콩 박아보다가, 신발 앞코로 바닥을 쳐 보다가, 5년 전을 생각했다가 7년 전을 생각하다가 6개월 후를 생각했다가 1년 후를 생각했다가 5년 후를 생각했다가 다시 컴퓨터 앞에 앉았다가 책 몇 자를 읽어보다가 TV를 켜 보았다가 슈퍼에 가봤다가 침대에 누워봤다가 이것이 결국 시간이 많아서 인가를 생각해보다가 결국 잠이 들었다가 다시 아침을 맞는다. 놀랍게도 나에게는 아침이 놓아져 있다. 솔직하게 놀랍게도는 아니다. 아직 나의 오만함으로선 아침은 내게.. 더보기 - 마음껏 미워하고 싶다. 일말의 의심도, 죄책감도 없이 있는 힘껏 내가 할 수 있는 끝까지 미워해보고 싶다. 마음이라면 할 수 있지 않겠는가. 생각이라면 할 수 있지 않겠는가. 그렇게 미워해보고 싶다. 탓하고 미워하고 싫어하고. 타인을 미워하며 어떻게 행복할 수 있겠냐고 묻겠는가. 너가 미워하듯이 다른 이도 너를 그렇게 미워한다면 어떻겠냐고 묻겠는가. 그래도 상관없다. 내 행복따윈 너에 대한 미움 앞에 아무것도 아니다. 나를 마음껏 미워하라. 그렇다면 난 더 한 없이 일말의 의심없이 세상을, 너를 미워할 수 있으리라. 더보기 꿈 지난 밤은 혼란스러웠다. 어느 새 너는 낯뜨거운 말을 늘어놓는구나. 그렇게 살고 있었구나. 더욱 멀어지고 있구나. 5년 이든, 10년이든 더 이상 떠올리지 않아도 되겠구나, 생각한다. 더보기 희망청에서의 거짓말이라면 거짓말. 희망청과는 여행 중에 만났어요. 4월이었는데 전 3월부터 친구와 함께 이라는 이름으로 전국여행을 하고 있었어요. 뭐 안 궁금해 하실 수도 있지만 안녕행은 친구와 제가 졸업을 앞두고 다른 사람들은 어찌 사나... 대학 때 하던 활동을 이어서 졸업 후에도 먹고 살 수 있나... 생각하며 떠난 거창하게 졸업작품이다! 라고 명명한 여행이죠. 행복하기 위해 함께 사는 사람들. 되살리는 사람들. 지키는 사람들. 잃어버린 사람들. 만나고 목격하고 한 것 같아요. 가고 싶었던 지역 단체나 공간에 메일을 보내 찾아갔어요. 희망청을 만난 곳은 전주에서 공공작업을 하고 있는 심심이었지요. 근 한 달만에 또래를 만난거라 흥분감을 쉽게 가라앉힐 수 없었어요. 저녁도 사주시고.. 흑흑... 저희 유머도 받아주시고.. 술도 사주시.. 더보기 계속 이어지게 될 한 해의 단어들. 1. 여행. 그것이 물리적인 여행이든, 여행의 마음이든 긴 줄기에서의 생의 여행이든, 이번 한 해는 여행으로 점철된 한 해. 그것을 명확히 정리해볼 새도 없이 계속 부유하는 일상. 그리운 것들이, 그리워할 것들이 많아진 한 해. 눈을 감고 떠올리면 만날 수 있는 것들이 많아졌다. 이번 한 해는 어떻게 살아야 할지. 가졌던 마음들이 계속 될 수 있을까. 여름이 되면 나는 다시 새 시작을 맞이하겠지. 아마, 라운드2 정도가 될까. 여행을 삶에 있어서 친구로 두는 건 괜찮은 일일지도 모른다. 느리고 서툴지만 한 번씩 멈추고 바라보는 경험, 나의 전 에너지를 짜내 하루를 살아내는 경험들. 하나하나 그리움으로 쌓여가는, 그래서 언젠가 꼭 다시 만날 거라는 야릇한 희망과 기대를 품고 돌아오게 되는 순간들. 오히려 .. 더보기 근황 기록 - 그저 다 알고 있다고 고개를 끄덕이며 한숨을 쉬고, 움직이지 않고. 보지 않고. 애 늙은이 같이 그건 원래 그런 거에요. 그래요 난 다 알고 있어요. 사실은 여전히 화가 나는 것도 많고 원하는 것도 많고, 모르는 것도 많고, 공감할 수 없는 것,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이 많다. - 연습하는 것. 연습을 하다보면 내가 왜 이 연습을 하는지 가끔은 되새겨 주어야 하는 것. 연습을 하는 과정에 어떻게 애정을 가질 수 있을까. 연습하는 과정의 내가 부딪히는 것들, 좌절하는 것들에 어떻게 죄의식을 가지지 않을 수 있을까. 현재에 애정을 갖는 동시에 연습할 수 있는 것. 그것은 현실태 파악에서 오는 걸지도 모르겠다. 그래 실태. 지금 내가 서 있는 이곳. 그리고 그 곳에 서있는 나. 나의 역사. 아직 내가 해결할.. 더보기 소화불량 여행은 나에게 소화불량을 안겨 준 것 같다. 자주자주 그 때의 장면들과 사람들과, 생각들과 느낌들이 떠오르는데 그것이 꿈만 같고 지금의 나로서는 냉소할 수 밖에 없어서 아님 그저 좋은 그 때의 추억으로 잊을 수 밖에 없어서 숨이 막힌다. 그 친구는 방향을 잘 잡을 거라 했다. 나라면 잘 잡을 수 있을 거라 했다. 그랬으면 좋겠다. 고맙다. 더보기 이전 1 2 3 4 5 6 ··· 1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