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날 때면 이런 저런 말을 지껄여본다
물론 타자치기 편하니 컴퓨터로,
분명 몇 달 전 쯤에 난 손으로 쓰는게 더 편해라고 말한 것 같은데
그게 아닌가보다,
나도 컴퓨터가 편하다
각설하고,
계속 내가 찍은 사진을 보며
그 색에 감탄하는 중이다
청담역 필름현상 아저씨가
색감을 예쁘게 보정해줬을지도 모를 일이지만
참으로 이번 필름들 색이 예쁘다
몽글몽글한 색이다
우억, 느끼하다
몽글몽글이래,
하지만 왠지 그말이 어울리는걸,
아,
난 지금 고전사회학의 어쩌구저쩌구를 읽어야 한다
읽고 요약해야 하는데
GA 소감문도 써야하고
GA 평가서도 따로 작성해야 한다
회의는 내일이니 빨리빨리 써야하는데
음
오늘은 민준이네 집에 다녀왔다
민준이를 만난지도 이제 딱 일년이다.
그동안 많은 일이 있었다
정말 당황스러운 일도 있었고
마치 그냥 내가 음식을 먹이는 한 사람 같아서 보기 싫을 때도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또 지나고
민준이가 날 향해서 달려오고 또 달려오고
웃고 또 웃고
말 안듣고 또 안듣고
그 사이 나도 민준이의 마음을 눈으로 읽는 방법을 좀 알아버렸고
그 놈의 매력도 알아버렸다
키도 조금 커서 이제 앵기면 무겁다
그게 시간인가보다
이리저리 혼자 고민하고 힘겨워하니
이제는 조금 그 놈의 마음이 읽히는 듯도 싶다
아직 침 질질 흘리는 건 여전하지만
이젠 먹을 거 손으로 똑바로 가리킨다
다른 아홉살에겐 당연한 이야기 같지만
일년 사이 많이도 컸다. 민준이,
음
가끔 이놈이 커서 어떻게 될까를 상상하지만
아직 내 애정이 거기까지 되지는 못하나 보다
나도 모르게 오래가지 않을 거라고 마음 속으로 무서운 판단을 내렸나보다
난 참 무서운 놈인가보다
오늘도 민준이는 무서운 나의 손에 의해 많은 음식들을 먹으며 행복해했다
먹을 거 안먹으면 자꾸 이상한 행동을 해서 안 된다.
저번에 어머니가 이야기했던 할 게 없으니, 할 줄 아는게 없으니 어쩔 수 없다라는
말이 머릿 속에 울린다.
하지만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이 뭘까
진짜 내가 해야 할 일이 뭘까
난 지금처럼 웃으면서 헛소리 해가면서
돌아오지 않는 멍청한 질문을 해가며 민준이랑 노는게 재미있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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