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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순간 부턴가
어느 집단이나 공간에서 '의도'하고 있는 방향의
주변부를 맴돌고 있는 나를 발견하고 있다
내가 하는 말은 항상 축약되고 축약되어, 나의 진심은 쳐내지고 쳐내져
그들에게 전달되는 것 같다
한 줄의 말로써 요약될 수 있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 어떤 것,
논리적이지 않고 본질적이지 않은 어떤 것으로
말하자면 '답'이 아닌 것으로
항상,
그 의도에 충실할 수 있었기에
나름의 자만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특히나 12년 학교교육에서 그 '의도'성에 맞춰
잘 자라난 나였는데
(맨날 비판했지만 결국 난 온실속에 화초처럼 잘 자란 케이스잖아, 이 모순덩어리)
요즘은
주변을 굳이 의도하지 않았도
자연히, 주변적이 되는 나를 발견하고 있다
그 이유가 자꾸만 내가 내 안으로 향해서 그런건가
나에겐 대학도, 공부도, 운동도 다 내 안으로 향하는 일이다
그래서 그들의 '의도' 혹은 '목적'에서
자꾸만 벗어나는 것 같다
왜 그럴까
그래서 외롭다
같이 있어도 외롭다
같이 있어도 멀다
아,
또 글을 쓰고 있는 나는
글이라는 걸 통해 다른 이에게 내가 전해질 거라는 걸 어리석게 믿고 있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