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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황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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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나 글이 쓰기 싫을 때에는 (나 참 보고서도 글이라고 봐야하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어떤 글이라도 일단 쓰기 시작하는 게 좋다. 잡설이라도 쓰면서 마음을 가라앉히면 이내 보고서에도 집중할 수 있게 되겠지. 키워드로 나열하는 게 너무 익숙해져서 길게 이어서 늘여 쓰는 일이 쉽지 않다. 머리속으로는 다 정리 된 이야기인데 그걸 꾸역꾸역 다시 꺼내어 써야 하는 게 정말 징글징글하게도 싫다. 이번주만 끝나면 살짝 빛이라도 비출 것 같다.
그러면 시험기간에 발견한 그 숨겨진 공간에 가서 마음을 살찌워야지. 쓸 말이 없다. 진정으로 오, 이런 기분 오랜만이다.
하고 싶은 말이 없다. 나에 대해 설명하고픈 말도 없다. 합리화 시킬 것도 없다. 오, 오랜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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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동생 짐이 왔다. 상자에 고이 포장되어 편지와 함께 왔다. 충성 할 때 각 잡는게 힘들댄다. 주위에서 하도 남자가 되서 나오라고 하니까 남자가 되서 나갈 것 같긴 하다만 자기는 그냥 여자여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단다. 짜식, 이런 언어를 쓰다니, 코믹하게 전복하는 언어. 부러운 말하기다. 그리고, 이 놈은 어떻게 효도편지 쓰라는 데에다가 어떻게 자기 여자친구에게 할 말을 쓰냐? 완전 내숭떨면서 연애 안한다고 하더니, 역시나 이 놈 연애하고 있었던 거였다. 그럼 그렇지, 에잇, 퉤퉤하고 싶어졌다. 어쨌든 이 놈 글 잘 쓰는 것 같다. 편지의 내용이 매우 웃긴데 그게 심금을 울린다. 짜식, 넌 타고난 재주를 지녔을지도 몰라. 얼마전 엄마가 이 놈 방을 정리하면서 자기소개서 하나를 발견했는데 거기엔 이렇게 써 있었다. ' 그 당시엔 그냥 누나가 싫었던 시기였던 것 같다. 그래서 매일 싸웠다. 우리는 지금도 그렇게 친하지 않다. 말도 거의 하지 않는다.' 아 흑흑. 솔직한 놈아. 그래 우린 친한 남매사이는 아니지. 그래도 난 너에게 많은 마음을 주고 있다고 생각했는데......그래 내가 그렇게 싫었던 시절이 있었구나. 그래 나도 네가 정말 싫었던 시절이 있었지. 어쨌든, 너 군대에 있을 동안 우리 친한 남매사이로 변모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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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한 가지 아이디어를 던지면 상대가 톡 받아 쳐주고 그렇게 우리는 그 시공간 속에 빨려들어가 우리의 에너지를 쏟아붓고 신나게 이야기를 나누는. 지금 그런 상대를 만나고 싶어요. 고런 친구들이 있지만 요샌 만나기가 너므너므 힘들어형.  서로의 감정과 꿈과 상상력 무기력에 빠져들어 가는 그런. 백 마디 설명이 아닌 에이 그거 있잖아, 알지? 로 통하는 그 것. 한 마디로 말해서 코드가 맞는 사람. 그래 그 코드, 그 코드가 무서운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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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난 누구를 만나냐, 어떤 상황에 있냐에 따라 정말정말 달라. 요건 가식이라기 보다는 고 상황의 역할에 충실하는 거랄까. 어쨌든 가끔은 나사가 세 바퀴쫌 풀려서 헐렁거리는 상태의 나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을 때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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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서로 너무 같아지려고 하지 말자. 그냥 '서로'를 살자. 그게 매력적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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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려졸려졸려형.................근데 이제 시작! 커피 빨이 이제 받는 것 같아 ~ 맛있는 티모르 Peace 커피. 100g 5000원 원두를 사서 집에서 드립해 먹는 중. 만든 드리퍼를 이제야 사용하고 있음. 연습해야지 . 홍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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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잇, 퉤퉤, 에잇, 퉤퉤퉤, 에잇, 유쾌하지 않은 세상, 에잇, 에잇, 에잇.
에잇, 퉤퉤, 에잇, 퉤퉤퉤, 에잇, 떨림없는 나의 일상, 에잇, 에잇, 에잇. 설렘도 없고 떨림도 없어. 그리움은 더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