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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황기록

편지로 대신하는 근황기록


 
어차피, 너에게 보내진 않을테니까. 
그래도 너에게 쓴다고 생각하면 술술술 써진다. 신기하게도.

글을 읽고 쓰는 삶 하고는 멀어지고 있어.
억지로라도 쪽글을 쓰며 생각을 짜내던 것이 정말 먼 일 같다.
뭘 하는지도 모르게 지나가고 있어, 요즘은 -

나의 삶을 나눌 사람이 필요해. 너도 멀리있고 다들 멀리 있는 것 같아. 
이야기하기 어려워지는 건, 내가 두려워하는 게 많아졌기 때문일까.
이런게 나이를 먹는다는 건가.
이야기 보다 그저 웃으며 농담 따먹기를 하는 게 편하다.
하지만 이런 순간만 되면 누군가에게 모든 걸 다 털어놓고 싶다.

두려워. 맞아 두려워서 외로운 것 같아. 외로워서 두렵고 -
애써 모든 그 불안을 외면하고 한치 앞 만을 뚫어져라 보고 있는 것 같아.
깜깜한 벽. 사랑을 하고 싶어. 아니 누군가와 삶을 나누고 싶어.
그게 이렇게 어려운 거였나. 어느새 살펴보니 아무도 없는 것 같은.
나 잘 가고 있는 걸까. 잘 살고 있는 걸까. 두려워 정말 -


- 2011년  9월 3일 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