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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황기록

사실은 자주 눈물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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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하필 저에게, 왜 하필 제가.
그것을 영성의 문제로 받아들이고 결정을 내렸다는 그의 역사가 요즘 계속 내 머릿 속에서 떠나지 않는다.
내가 해야 할 결정과 판단은 그 정도의 것도 아니고 사실 한 번 토해내면 될지도 모를(될까, 내 기억의 반복에선 그렇지 않았다)
그런 일일지도 모르겠으나. 계속 그 순간 그 결정을 내리는 그의 심정이 절절히 이해가 된다.
왜 하필 저입니까. 왜 하필. 저에겐 사랑도 없는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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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내가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일까. 그것을 정리하기 위해 멈추어야 할 시간일지도 모른다.
계속 말해왔던대로 말하다간, 이 말할 때 마다 자기검열을 하고, 에너지가 없어지고 떨리고 긴장하는 현상이 계속될지도 모르겠다. 부쩍 심해졌다. 말을 할 때, 말을 하는 그 순간조차도 내가 의심스럽다. 내 입이 마치 이빨 장난감 처럼 떨어져나가 지껄이는 것 같다. 누가 말을 시켜도 그다지 반갑지 않은 것 같다. 그저 나와 함께 울어줄 사람이 필요하다. (가끔 난 누구와 함께 울어주고 싶다라는 생각을 종종 하는데 그도 그걸 원할지 그렇지 않을지는 모르겠어서 언제나 울음 대신 허탈한 웃음만 날리게 되는 것이 사실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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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내가 다른 사람들의 맥락과 상황에 대해 지켜보고 애정을 가지고 함께 공감할 수 없는 건,
내 맥락을 내가 자꾸 그들의 것과 비교하는데서 시작하는 것 같다. 그들의 맥락은 하도 '공적'인 것 같아서 나의 맥락은 그저 나의 문제인 것 같아서 내 맥락을 삭제한 채 그들에게 달려들려고 한다. 하지만 그럴수록 나는 빨리 지치고, 그 지친 나는 칼을 세우고 이내 공감을 포기한다. 내가 스스로의 맥락도 없는 신도 아닌데 말이다. 내가 시도한 건 공감이 아니라 '이해' 였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사랑이 없는 사람인가봐. 이해가 아닌 공감은 나에게 참 힘든일이라는 걸 자주 절감한다. 그리고 이럴 땐 기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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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기도할 정도의 애정도 희망도 남아있지 않습니다.
기도는 절망의 상황에서 잘 되야 하는 거 아닌가요. 그저 분노와 미움, 해결할 수 없는 응어리들만 남아 어찌할 바를 모른채 발을 동동거립니다. 그리고 자주 흐느낍니다. 그런 저를 위해 기도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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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껏 그려왔던 큰 그림들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더더욱 내 발자욱은 쪼그라들어 그 큰 그림 앞에 서지도 못 하는 건 아닐까.
그것보다 그 큰 그림들이 그 때의 나를 속여왔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되는 것이 힘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