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근황기록

근황 기록

-

그저 다 알고 있다고 고개를 끄덕이며 한숨을 쉬고,
움직이지 않고. 보지 않고. 애 늙은이 같이 그건 원래 그런 거에요. 그래요 난 다 알고 있어요.
사실은 여전히 화가 나는 것도 많고 원하는 것도 많고, 모르는 것도 많고, 공감할 수 없는 것,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이 많다.


-

연습하는 것. 연습을 하다보면 내가 왜 이 연습을 하는지 가끔은 되새겨 주어야 하는 것.
연습을 하는 과정에 어떻게 애정을 가질 수 있을까. 연습하는 과정의 내가 부딪히는 것들, 좌절하는 것들에 어떻게 죄의식을 가지지 않을 수 있을까. 현재에 애정을 갖는 동시에 연습할 수 있는 것. 그것은 현실태 파악에서 오는 걸지도 모르겠다. 그래 실태. 지금 내가 서 있는 이곳. 그리고 그 곳에 서있는 나. 나의 역사. 아직 내가 해결할 수 없는 부분. 더하고 혹은 덜한 지금의 부분들.
그것을 조금 떨어져 서술할 수 있다면, 바라볼 수 있다면 긴 연습과정이 조금 더 가벼워질까.
그저 겸허하게 지금의 나를 내놓는 것. 그것이 필요한 시점일지도. 내가 그들에게 그런 나를 내어놓을 수 있을까.


-

삶과 역사에 대한 총체적인 긍정.
지금의 나로서는 할 수 없겠지만 희미한 빛 처럼 다가왔다. 아주 따뜻한 느낌으로.


-

가끔 여쭤보고 싶다. 살아계실 때 조금 더 여쭤볼 걸, 조금 더 나를 솔직히 내어 놓을 걸.
무슨 말을 해주실지, 얼마나 따뜻하게 혹은 단호하게 이야기해주셨을까.
질문이 생길 때마다 선생님이 종종 생각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