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 2009. 10. 11. 21:17

 


줄근이를 끈질기게 따라오는 그 무엇이 있었는데
켁 하고 걸리고 뚱 하게 앉아있고
스멀스멀 기어다니던 그 무엇이 있었는데

줄근이는 그게 너무 무섭고 지긋지긋해서
달리면 사라질까 하고


 


 

그 무거운 몸을 가지고 헥헥 거리고 뛴 거야
혹시나 뒤 돌아보면 그게 어흥 하고 나타날까
그냥 뛴 거야. 줄근이는.







줄근이는 뛰고 뛰고 뛰고 그렇게 뛰었는데
언제나 고개는 여차하면 뒤로 꺾일만큼
돌아가있었던 거야. 줄근이는 뭘 보려고 했던 걸까.




그러던 어느 날 줄근이가 뜀박질 중에
 너무 힘들어서 한숨을 후 하고 내쉰 순간
바로 그 때 줄근이는 보았어









흔들흔들 거리며 줄근이 뒤를 쫓아오는 그것을
그렇게나 무서워했던 그것을
그게 태연하게 줄근이를 내려다보고 있는 거야










줄근이는 다시 뛰었을까 안 뛰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