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황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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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
2009. 7. 17. 01:00
무엇을 발견하려 하는 것일까? 무슨 말을 듣고 싶어서 일까? 어떤 대접을 받고 싶어서 일까?
난 계속 뒤척이고 뒤척인다. 뒤지고 찾고 숨어서 보고 칭얼도 대보고. 무엇을 바라는 걸까.
칭찬, 인정, 혹은 너 없으면 안돼?
씁쓸하다. 뻥 뚫린 것 같다. 뭐 였을까 나는 뭐 였을까. 무엇일까 나는.
이런 내가 괴로워 훌쩍 그만하고 싶다. 사실 이 감정 싸움이 더 무섭고 지난해서 확 끊고 싶다.
하지만 찌질한 나는 그러면 내가 더 훌쩍 거릴 게, 내가 더 미움을 만들게 분명해서 그냥 걷고 있다. 그냥 가고 있다.
그 과정에 무수한 내가 무수한 절망을 남기며 지나간다. 그 '나'에 가려 '당신'이 보이지 않는다.
우리의 앞이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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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스운 말을 하고 우스운 표정을 짓고 우스운 행동을 한다.
진심이지만 마구 말하고 마구 말하지만 진심이다.
고민한 듯 하지만 뱉어냄이고 뱉어냄 속에 고민이 있다.
다듬어지지 않은 말들은 나를 다시 공격한다. 비었다. 내 속이.
편견과 허세 혹은 쉽고 빠른 판단으로 채워져 있다.
하지만 바로 그것들이 날 움직인다. 그것들은 내 안에 나름대로 논리를 가지고 있는 거다. 그것을 깨기가 힘들다.
절망적이지만 이해해주었으면 하는 마음이 나의 가장 밑바닥 감정인건가?
계속 대면하는 건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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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장. 보이지가 않는다. 이 시기가 또 온 거다. 전혀 주변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나의 우주가 팽창하는 시기이다. 난 지금 어떤 권력을 휘두르고 있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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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L 수도꼭지 와인은 순전히 내 소유다. 이틀에 걸러 한 번씩 홀짝홀짝 마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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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바꼭질은 너무 잘 숨어있으면 재미가 없다. 그냥 잠들기 쉽상이다.
적당히 잘 보이는 곳에 숨어서 상대가 찾을 수 있게 힌트를 주는 것이 우리 모두 즐겁게 노는 방법이다.
하지만 힌트를 주어도 나에게 찾아오지 않을 때 그것은 매우 쓸쓸하고 외로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