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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황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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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조직에서는 '나'가 아니라 조직의 누군가가 해야될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나'가 되어야 하나보다. 아무리 조직의 이들과 관계를 맺어도 사람들은 나를 후자로 기억하고 후자로 평가한다.
내가 역할을 수행하면서 어떻게 좌절하고 힘들어하는지는 잠깐 위로의 대상은 되지만 궁극적으로는 별로 신경 쓸 일이 아니다. 비참하지만 현실이다. 그래서 후자를 잘 하지 못하면 난 그냥 무능력자에 애가 된다.

음, 여기에 뭔가 우리가 함께 가고 있다는 사실이 위로가 되기나 할까.
우리가 아직 불완전한 이들, 과정 중에 있는 이들이라는게 면죄부가 될까.
난 지금 아, 아니 아닐지도 모르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음.
작년 8월의 악몽이 되살아나고 있다. 되살아날 거라고 상상도 안 했던 일.
역시 피하는 일은 어떻게든 나에게 다시 돌아오기 마련이다.
여기서 어떻게 내가 나를 잘 다독거리면서도 냉혹하게 평가하느냐. 매우 중요한 문제이리라 생각된다. 내가 그 어떠한 조직에 있기에 역할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일이 아니었다면 요딴 조잘댐은 하기 싫은 일인데...  '나를 냉혹하게 평가한다는 식의 뭔가 굉장히 짜증나는 말 말이다.

하지만 역시 내 안에 생기는 짜증스런 질문은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활동이라는 것이 그렇게 목표와 조직,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해 
한 개인의 정신적인 에너지를 빠가로 만들어도 되는 그런 활동이냐는 것이다.
뭐, 바꾸어 보면 그 개인이 너무 덜 성숙하고 모자라서 엄살을 피는 걸로 볼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음. 조직은 무서운 거다. 무섭다. 그런데 또 여기서 의문이 드는 구만. 난 그럼 도대체 어디에서 존재하고 살아갈 것인가.
음 역시 엄살이냐?

흐허. 모르겠는 밤이군. 하지만 어쨌든 매우 짜증이 나는 건 확실하다. 에라이 그래, 그건 내 역량 부족이라기 보다는 요런 나를 대신할 수 없는 이 조직의 역량 부족이기도 하다! / 고따구 것. 약간 돈이 아깝기도 하다. 아니 쬑금 더 많이/ 그럼 앞으로는 알아서들 하시유. 결국 내 성격이 그지 같아서 그렇다 왜?! 그간 진심으로 관심이라도 있었수? (내 경험상 성찰도 좋지만 일단 내 감정의 찌꺼기를 내가 한 번은 대면해야 나중에 탈이 안난다. 그것이 정말로 자기중심/왜곡/빈약/과대망상일지라도 뱉어내야... 거기서부터 성찰도 시작이다. 그리고 이것은 이제 오프 더 레코드다.)

어쨌든 난 정말 작년 8월을 지우고 싶다. 기억에서. 아. 그날 밤은 진짜 울어도 안 쪽팔린 날이었다.
근데도 난 아직 왜 여기에서 이러고 있는 거지. 지지고 볶으면서. 진짜 개병신인갑다.
에라이 에라이 에라이 에라이 에라이 쳇쳇쳇 퉤퉤퉤 자학과 원망이 함께 가는 이 밤.
괜히 커피는 마셔서 예상보다 2배로 잠 못들게 생겼다.

어어어어어어어어어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야야야야야야야야야야야야양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