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근황기록

-



그 이야기가 아니었다.
지금까지 내가 상상했던 내가 내가 아니라면 난 지금 도대체 어떡해야 하는 걸까.
예전의 내가 지금의 나를 낯설어 한다. 그 낯섬과 상실감, 그리고 유일하게 익숙한 열등감이 스물거릴 때 나는 또 휘청거릴 뿐이다. 주체는 없다. 정말 그런가. 내가 없고, 주체가 없는 이 상황을 흐르는 물처럼 살아낼 수 있을까. 나의 문제의식. 나의 꿈 그것의 버무림은 치졸한 나의 욕망일 뿐일지도 모르고 그 욕망은 입었던 옷을 벗고 있다. 좀 더 날 것을 드러내고 있는데 그것이 너무 부끄러워 나는 무엇을 해야할지 모르겠다. 아니, 그것보다 더 두려운 것은 그 욕망조차 1년 뒤 내가 봤을 때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아니다. 어떻게든 지금의 나를 정당화하고 표현하고 드러내기 위해 난 그냥 아무말이나 지껄이고 있을지도 모른다.
지금의 나에겐 아무런 희망이 없을지도 모르지.

-
예전의 자신을 보는 것 같다는 그분의 말은 고마웠지만, 그만큼 내가 불안해보인다는 생각에 두려워졌다. 당췌, 술은 나의 정신줄을 놓게 만들지 않는다. 나의 생각은 점점 더 또렷해져, 나를 지배한다.

-
그래, 누구의 말처럼 난 연애를 해야 할 시기이다. (이런 시기가 무엇인지는 모르겠다만)
연애를 해야지. 말할 수 있는 연애를 해야지.
짝사랑은 상대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에게 빠져있는 것 뿐.
상대를 또렷이 바라볼 수 있는 사랑을 해야지.
하지만, 나는 다른 사람을 내 삶에 초대할 수 있는 사람이던가.
왜 하필이면 지금 라디오에선 이소라의 첫사랑(?) 짝사랑(?) 이 나오고 있는 거니.

-
헛소리 작렬.
바스키아.
Somewhere.

-
원래 '운동'과는 애초에 거리가 멀었을지도.
왜 그 땐 아무도 아무도 말을 해주지 않았으면서 지금은 왜 나에게 그런 기대를 보내는거지...
아니, 결국 그 누구의 탓도 아닌 내 탓. 난 그렇게 생겨먹은 것 뿐. 내가 덧 씌워놓은 껍질을 하나씩 벗겨내고 있는걸지도 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