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필요한 건 태우면 연기가 되버릴 돈이 아니야.
내게 필요한 건 우주공간 같은 삐까한 건물 따위가 아니야.
내게 필요한 건 얼어버릴 것 같은 찬 에어콘 바람이 아니야.
내게 필요한 건 살아도 살아도 지겨운 긴 수명이 아니야.
내게 필요한 건 살아있는 동안
내 한 몸 뉘일 공간과
자유롭게 걸어다닐 수 있는 길,
마음껏 하고픈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권리
그리고 같이 사는 이들의 작은 웃음 뿐이야.
하지만 내가 필요한, 내가 원하는 그것들은
누군가에 의해 밟히고 밟히고 밟혀
도대체 왜 누가 무슨 힘으로 이것들을 밟는가.
같이 사는 이들의 웃음도 자꾸 사라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