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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황기록

나에겐 말야,


 
내가 적응할 때, 미리 생각하는 것이 있는데 말야.
그건 바로 '이 곳은 나의 첫 인상, 외모를 평가하는 곳인가 아니면 나의 외모가 필요없는 곳인가'라는 것이야.
 사실 나도 이런 나를 밝히기 싫어서 숨겼었는데, 오늘 친구랑 이야기하다가 이야기해버렸어, 나혼자 생각을 정리한 것도 아니었는데, 자연스레 나오더라.

 우선, 외모를 평가하는 곳에서 나는 정말 기죽어 있어, 아! 여기서 적응하기 위해서는 예쁜 외모가 필요한 것 같다 싶으면 난 가만히~~~~~있는단다. 있는둥 마는둥.
아마 그래서 다수가 한꺼번에 모이는 자리거나 딱히 공통되는 이야기가 없는 자리에서는 난 그 구성원들과 친해지기까지 참 많은 시간이 걸려. 때론 튕겨나오기도 하지.
그래서 늘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난 1학기 말에서 2학기 때 나의 진가를 발휘하지.

음, 아마 넌 바보 같다고 할거야.
그런게 어디있냐고, 하지만 난 느꼈어, 어렸을 때부터, 외모가 참 많은 작용을 한다는 거.
구성원 모두의 진실한 관계를 별로 원치 않는 곳에서는 이러한 현상이 훨씬 심하지.
난 나의 겉모습으로 규정되고 있는 거야. 다른 이들에게. 내가 남들에게 그러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아마, 난 상처를 받았었나봐. 그리고 지금은 나의 편견? 속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고.

난 공부도, 나의 외모를 커버하기 위해 해야한다고 생각했어. 얼굴이 안 예쁘니 착해야 하고, 똑똑해야 한다는 게 나의 생각이었지. 한 번도 집에서 이런 이야기를 해 준 사람이 없는데도 난 티비를 보면서 친구를 사귀면서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어.
그래서 얼굴이 예쁜데, 똑똑하고 착한 사람을 보면 심한 열등감에 빠지곤 하지.
저 사람의 흠이 뭐가 없을까하고.
참 우습지?

나도 우습다. 하하.
내가 외모가 필요없는 사회(사실 존재하지 않을 거야), 그 비중이 그리 크지 않은 사회에서 얼마나 발랄한 줄 아니. 난 말도 먼저 잘 걸고, 주접도 잘 떨고, 내가 생각하는 바도 쑥쓰럽지만 말할 수 있어. 그 사람들은 나를 알아줄 것 같아서 말이지.

왜,
그런거 있잖아. 못생긴 사람이 활발하면 설친다고 하고,
못생긴 사람이 먼저 별로 좋아하지 않고 그런 거.
너 없다고 확실히 단언할 수 있어?
아마 너나 나나 그러지 않을 거야.

난 나도 그런다는 점이 참 씁쓸해.
어쩔 수 없는 건가 하고 말야.
고치려고 노력하는데, 정말 노력하는데 말야.
아마, 내가 남들을 그렇게 판단하지 않을 때가 되면
나도 거기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겠지?

하루빨리 그런 날이 왔으면 좋겠구나.

2007.03.06 멍텅구리 뿅뿅별의 경계인
오늘은 당신이 참 어리석어보여요, 멍텅구리 뿅뿅별의 경계인!